1. 태평무의 창시자, 한성준
한성준(1875~1941)은 한국 전통무용의 대표적 예인으로, 태평무의 창시자이자 전통춤의 계승과 재창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조선 말기부터 일제강점기의 격동기를 거치며, 그는 민속과 궁중, 무속의 요소를 통합한 예술성을 지닌 창작춤을 발표하였다.
2. 시대적 배경과 창작 의도
한성준이 활동하던 시기는 전통문화가 억압되던 일제강점기로, 많은 예술이 변형되거나 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전통춤의 맥을 지키고자 민속춤과 궁중무용, 무속 의식의 요소를 융합한 태평무를 창안하였다. 태평무는 조선의 부흥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은 상징적 춤으로, 예술을 통한 민족적 정체성 회복의 의지를 보여준다. 1930년 조선음악무용연구회를 창립한 그는 1938년 부민관에서 태평무를 2인무 형식으로 초연하였다. 이후 공연 형식은 1인무로 정리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3. 문화적 요소와 의례적 기반
태평무는 경기 지역 무속 의식인 도당굿의 장단과 춤사위를 바탕으로 하며, 궁중 예법과 복식을 예술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왕과 왕비가 등장하여 나라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형식은 무속성과 궁중 의례의 통합을 보여준다.
4. 예술적 구성과 미학
태평무는 민속춤의 신명과 궁중무의 절제미가 균형 있게 어우러진 전통 예술로 평가된다. 한성준은 작품 구성에 철학적 원리를 도입하여 체계적인 형식을 부여하였다.
- 음양오행의 순환 원리를 기반으로 한 흐름 구성
- 민족성과 궁중미의 절충, 정중동의 미학, 무속과 무대예술의 결합
- 단정한 손끝, 섬세한 발디딤, 절도 있는 공간 활용
태평무는 형식과 내용 양면에서 높은 예술성과 기교를 보여주며, 주객합일과 물아일체의 미학을 담은 종합예술로 간주된다.
5. 종교적 상징성과 민속 신앙
태평무는 무속 신앙의 제의적 요소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무대 작품이다. 굿의 장단과 즉흥적인 춤사위를 무용극 형식으로 변형하였으며, 조선의 독립과 민족의 재생을 기원하는 상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 춤은 무속과 궁중의 이중적 의미를 가지며, 종교적·정신적 측면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6. 교육자적 역할과 전승 체계 구축
한성준은 전통무용의 계승을 위해 교육 체계를 마련하고, 조선무용연구소를 설립하여 제자 양성에 힘썼다. 그의 대표적 제자에는 한영숙, 강선영 등이 있으며, 각기 다른 해석을 통해 태평무를 현대까지 전승하고 있다.
7. 유산과 계승의 의미
한성준은 단지 한 예술 작품의 창시자에 그치지 않고, 한국 무용사 전반에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태평무는 그의 예술성과 민족정신이 응축된 대표 작품으로, 오늘날까지도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가교로 기능하고 있다.
“태평무는 무속과 궁중의 조화를 통해, 민족의 아픔과 이상을 춤으로 그려낸 한성준 예술의 결정체이다.”
'전승 계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전승] 박재희 – 유연성과 예술 해석의 현대 전통 (0) | 2025.03.28 |
|---|---|
| [전승] 한영숙 - 태평무의 전통성과 여성적 해석 (0) | 2025.03.28 |
| 태평무의 전승 계보 (0) | 2025.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