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승 계보

[전승] 한영숙 - 태평무의 전통성과 여성적 해석

1. 태평무의 전승자, 한영숙

한영숙(1920~1989)은 태평무의 두 번째 전승자로, 창시자 한성준의 손녀이자 직계 제자이다. 그녀는 스승의 춤을 계승하면서도 여성무용수로서의 섬세함과 품격을 더해 오늘날 가장 대표적인 태평무 형식을 정립하였다.

2. 전통과 품격의 계승

한영숙은 태평무의 기본 구조와 철학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왕비의 춤이라는 콘셉트를 강화하였다. 그녀가 구성한 태평무는 단독 1인무 형태로 왕비의 위엄, 기품, 절제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중심을 두었다.

남성 중심의 강한 움직임보다는 유려한 팔동작, 곡선 중심의 공간 활용, 내면의 정서를 드러내는 완급 조절이 강조되었다. 그녀의 춤은 '단아하고 격조 있는 미학'으로 평가받는다.

3. 춤 구성의 특징

한영숙류 태평무는 다음과 같은 구성상의 특징을 지닌다.

  • 1인무 형식 (왕비 역할 중심)
  • 남색 치마와 연두색 당의 착용
  • 빠른 장단 속에서도 절제된 호흡과 여백
  • 원형을 유지하면서도 표현 중심의 흐름 강조

특히, 복식은 한성준이 구성한 궁중의상을 바탕으로 하되, 활옷을 생략하고 당의 차림으로 바로 춤에 진입하는 구성이 그녀의 해석을 잘 보여준다.

4. 여성무용의 정립

한영숙은 전통무용에서 여성성이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가에 대한 하나의 표준을 제시하였다. 그녀의 태평무는 힘과 부드러움, 기품과 정서의 균형을 지닌 여성무용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그녀는 전통춤과 창작을 아우르며, 한국 전통 춤의 교육자이자 안무가로서 큰 영향을 미쳤다.

5. 예술 세계와 계승의 의미

한영숙류 태평무는 춤의 완성도와 전통성, 해석의 예술적 깊이를 두루 갖추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전승이 아니라 예술적 재해석을 통한 확장이라 할 수 있다. 그녀의 제자들을 통해 오늘날까지도 보존되고 있으며,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대표적인 전승 양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영숙의 태평무는 여인의 품격과 민족의 정서를 담은 절제된 아름다움의 극치이다.”